마음기부
유난히 추운 겨울입니다. 대륙성고기압과 기압골이 번갈아 통과해 춥고 맑은 날씨와 포근하고 흐린 날씨가 3~4일마다 번갈아 나타나는 삼한사온은 온데간데없고, 올 들어 벌써 한 달 가까이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겨울나기 힘든 어려운 이웃들은 더욱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수도관이 동파돼서 얼음장 같은 방에서 지내는 분이 계시는 가하면, 배수관이 얼어 물을 쓸 수 없게 되자 씻는 건 둘째 치고, 당장 마실 물조차 없는 분도 계십니다. 심지어 경기침체로 후원이 줄고 물가까지 뛰고 있다니 큰일입니다.
지난 일요일 열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행사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에 쌀과 겨울나기 생필품을 직접 배달하는 자원봉사활동입니다. 2004년 천 개의 나눔보따리로 시작해 8회째를 맞은 올해는 총 4700개의 나눔보따리를 전했습니다. 현대해운은 올해도 배달천사가 되어 새벽부터 나눔보따리 전달에 나섰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보따리를 배달해 드릴 집을 찾는 일입니다. 산동네가 많아 번지수가 제각각 일뿐더러 등록되지 않은 가건물에 사시는 경우도 많아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입니다. 나눔보따리가 상당히 무거워서 어르신이나 나이 어린 학생이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어긋나면 마냥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매년 자원자가 늘어나는 건 나눔보따리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관심이고 애정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한 물건 안에 담긴 마음이야말로 그 동안 현대해운을 움직인 힘입니다. 손 때묻은 책들, 아끼는 그릇, 혼수로 해온 침대… 어떤 사람에게는 가치가 떨어진 중고품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 무엇보다 가치 있고 소중한 추억이라는 것을 알기에 항상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마음의 가치를 잊지 않을 때 사람이 사람을 마주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 서로의 체온만큼 따뜻한 것이 또 있을까요?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다면 삼한사온이 아닌 ‘칠한’이라는 요새 날씨에도 마음만은 따뜻할 것입니다. 아무리 겨울이 추워도 봄은 반드시 옵니다. 추운 겨울, 마음을 기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