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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지지 않으면 틀리게 됩니다

지난 주에 이어 러시아에 다녀왔던 얘기를 좀 더 하겠습니다. 모스크바 한국학교 도서 기증식을 끝내고, 행사에 참석했던 재러시아 대사관 분들, 경제인 연합회, 한인회 인사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는 1990년대 초반 러시아가 글라스노스트(개방),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주창하던 때부터 러시아에 들어와 계신 분도 여럿 계셨습니다. 그 분들이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이 “러시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러시아를 보는 시각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미국 언론에서 취재한 러시아를 보고 듣기 때문에, 현재의 러시아를 국가자본주의, 권위주의적 반민주주의, 과격 국수주의 집단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 모스크바 크렘린 안마당 ‘성자의 광장’에 있는 '황제의 대포'.
 
저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한국 물류업체의 시각에서 러시아를 바라보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아직도 국제 관례와 다른 특이한 관세 제도를 고집하는지” “왜 이렇게 명확한 기준과 근거가 없이 매번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지.” 사실 글로벌 물류업체의 눈으로 바라 본 러시아는 아직도 물류 후진국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러시아의 산업 구조, 국가제도의 절차 등을 들어보니 제가 섣불리 판단했던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분명 러시아는 역사상 처음 맞이하는 새로운 체제를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 모스크바 붉은광장.
 
(좌로부터) 이승재 기자, 이강백 집행위원장(아름다운가게), 조명현 대표, 정민경 계장(이상 현대해운), 송창섭 기자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곳. 바로 러시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크렘린궁이 위치한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였습니다. 황제의 권위가 서려있는 러시아 정교 사원의 첨탑과 박제된 헤게모니의 수장 레닌의 묘. 그 바로 옆에 온갖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 러시아 최대의 굼 백화점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러시아 젊은이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아주 ‘대중적인’ 소비의 공간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러시아의 방식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 그것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대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편향된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갈등”만 되풀이할 뿐이지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러시아의 물류가 문제가 된다면, 적어도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현장의 사고방식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 무명용사의 묘. '꺼지지 않는 불'
 
더군다나 우리는 물류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공간을 넘나들며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면서 한 쪽 공간의 상황을 현장의 눈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반쪽짜리 서비스일 뿐입니다. 조금 더 열린 사고, 전략적인 현장 중심의 사고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틀려지지 않으면 틀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