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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의 비밀

본사를 이전하기 전까지 제 집무실은 경복궁 후원과 청와대 앞자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잠시 점심시간 후 여유가 생겼을 때, 창 밖의 절경은 저에게 큰 선물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본사를 이전하면서도 개인적으로 그 절경을 놔두고 온다는 것이 아쉽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계동 현대 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났더니, 또 새로운 풍경이 저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바로 건물 바로 옆에 창덕궁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창덕궁은 태종 5년에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조선의 궁궐로 임진왜란 이후부터 경복궁 재건 전까지 약 270 여 년간 사실상 가장 오랫동안 조선의 정궁 역할을 한 궁입니다. ‘비원’으로 유명했을 정도로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워 우리나라 궁궐 중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14층에서 내려다 보던 경복궁보다는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창덕궁이 더 심적으로 가깝게 느껴집니다. 특히 점심 식사를 마치고 언제든지 직원들과 함께 찾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관람 코스도 잘 짜여져 있고, 각종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담소를 나누면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덧붙이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를 두고 ‘스킨십 경영’이라고 하지만 저에게는 경영 방법 중 하나라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보람입니다. 일상의 모든 일들을 경영적인 것과 연관시키면 저 스스로 제가 친 덫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는 진심이 필요한 순간과 전략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적절하게 소화할 수 있어야 최고의 위치를 이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항상 손에 닿을 만한 거리에 여러 책을 두어 짬 날 때마다 읽곤 하는데, 대부분의 자기계발서 내용도 요약해보면 바로 이와 같은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지성을 잘 융합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과 더불어 남을 배려하는 매너를 갖춰야 하는 등 여러 반대되는 요소를 적절히 어울리게 하는 지혜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바로 왕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경복궁보다 더 웅장하게 지어진 건물과 왕의 자애로움을 나타내기 위해 경복궁보다 더 넓고 여유롭게 지어진 정원을 갖춘 창덕궁의 감춰진 진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