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꽃보다 아름다워
저는 운명론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이 세상에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경영 최 일선에서 일을 하다 보니, 경영도 결국 세월의 흐름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완연한 봄에는 이런 생각이 더욱 깊어 집니다. 겨울 바람에 옷깃을 단단히 여미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한낮에는 창문을 살며시 열어야 될 정도로 날씨가 좋아졌습니다. 앙상하던 나뭇가지에는 하나씩 새순이 돋더니 벌써 꽃이 만개하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는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함께 식사 후 산책 겸 삼청동 거리를 한 바퀴 둘러 보았습니다. 개나리, 벚꽃, 목련 등 화사한 꽃망울을 감상하며 오랜만에 직원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니 저에게도 새봄의 활력이 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봄을 만끽하고 돌아왔더니 업무 하기도 한결 수월해 졌습니다. 지금 한참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봄 꽃처럼 만개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경영 일선이 언제나 꽃밭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서운 칼 바람을 뚫고 나가야 하는 광야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하지만 매서운 겨울 바람도 이제 꽃 냄새를 폴폴 풍기는 실바람으로 바뀌었듯이, 현대해운 가족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이 광야도 꽃 천지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지금도 현대해운호는 순풍을 타고 있지만, 봄이 좋다고 해서 여름을 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도 조금 더 힘을 내고 그 힘을 한 데 합쳐 아름다운 꽃에서 탐스러운 과실을 얻는 그 날의 기쁨까지 꼭 함께 맛봅시다.
주말에 비가 내려 꽃이 거의 다 저버리긴 했습니다만, 꽃이 져야만이 그 자리에 과실을 맺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아름다운 과실을 준비하는 기분으로 이번 한 주 더욱 내실 있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