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
광복절 휴일을 끼고 지난 주 필리핀 출장을 다녀 왔습니다. 필리핀 현지 파트너 사를 방문해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새로운 시장 개발 가능성 등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영업 담당 직원들과 함께 5박 6일 동안 필리핀 전역을 누비는 고된 일정이었습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 필리핀이 최근 들어 한국과 급속도로 가까워 지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10여 년 전만 해도, 수도 마닐라에서 조금만 떨어진 곳을 가면 우리 일행은 어김없이 일본 관광객으로 오인 받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한국말을 쓰는 우리 일행에게 서슴없이 다가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등의 한국어 인사를 건네는 필리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시던 아주머니들께서도 “대장금보다는 못하지만, 맛있게 먹으라”며 우스개 소리를 건네기도 하셨습니다. 최근 비, 송승헌 등 필리핀에도 한류 열풍이 거세다고 하더니, 타국에서 직접 달라진 조국의 위상을 확인하게 되니 가슴이 벅차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역시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되는 듯 합니다.
저 역시 애국지사가 된 듯한 기분으로 이번 출장에 임했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한국 문화 전도사로 열심히 활동하며 한국의 이름을 세계 속에 드높이는 것처럼, 저도 한국의 이름을 걸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산업 역군이라는 자부심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숨겨진 주인공은 따로 있었습니다.
필리핀 파트너 사와 현지 고객 만족도 조사에 관한 세미나를 가진 자리에서 한국 직원들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필리핀 파트너 사 대표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일을 해 보았지만 한국인들은 서류 작업은 물론, 고객 응대나 현장 작업에 이르기까지 가장 성실하고 꼼꼼한 일 처리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국보다 더한 폭염에 우기까지 겹쳐 숨이 막힐 정도로 힘겨운 날씨였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한국 대표 영화 감독으로 깐느 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밟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외국으로 물품을 보내고 받는 일, 끊임없이 세계 속에 한국을 보내고, 또 한국 속에 세계를 받아 들이는 그런 일을 제가 하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출장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가는 한국인, 또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숨은 일꾼들과 함께 저도 또 다른 한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한 주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