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을 맞으며..
지난 달 채용 공고를 냈던 고객지원부문과 영업부문의 신입 사원 면접이 엊그제 있었습니다. 일정 상 모든 면접에 직접 참가할 수는 없으나, 저는 되도록이면 신입 사원 면접을 직접 챙기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들이 우리 회사를 이끌어나갈 미래의 주역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그들의 열정과 패기는 제 안의 숨은 저를 다시 한번 흔들어 깨워주는 상쾌한 ‘모닝 커피’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향기를 지닌 어떤 젊은 인재들이 현대해운의 문을 두드렸을까’ 하는 잠시의 상상만으로도 더운 아침 공기가 달콤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렇게 무더웠던 여름날이었습니다. 잔뜩 긴장된 마음에 낯선 정장은 더욱 어색하게 느껴져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면접장에서 만났던 동기 한 명이 “괜찮습니다. 멋지십니다.”라는 한 마디 인사말로 나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고, 그런 소중한 인연 덕분인지 우리는 든든한 동지가 되어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합격이 최종 확인되던 날, 소주잔을 기울이며 함께 외쳤던 “우리에게 떳떳한 오늘을 만들어 가자” 는 “자신감 구호”는 아직도 우리의 단골 술 안주가 되곤 합니다.
우리는 곧 강원도 모 캠프장에서 신입 사원 연수 프로그램을 함께 이수하게 되었고, 뙤약볕 아래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4시간의 힘겨운 산행을 했습니다. 한참 비가 온 다음날이라 하늘은 더욱 맑아 이글거리는 태양은 우리를 직접 겨냥했고, 흙 바닥은 미끄러워 한 발자국 내딛기도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와 나를 포함한 우리 동기들은 어느 한 사람 낙오되지 않도록 짐을 나눠 들며, 물을 나눠 마시며 서로를 격려하였습니다. 너무 지쳐 뒤따라 오던 사람이 처지기 시작했을 때에는 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대오를 맞추기도 했습니다. 하고야 말겠다는 동기들의 강한 열정과 의지, 그리고 혼자라면 결코 이뤄내지 못했을 힘든 일도 함께이기에 더욱 소중한 승리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은 지금도 힘들 때마다 한번씩 꺼내 보게 되는 저의 재산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정상에 다다른 순간, 우리보다 앞서 도착하신 임원 분들은 정상을 밟은 우리를 한 명 한 명 손을 잡아 올려 주셨습니다. 그 분들을 뵙자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한발 앞서 우리가 헤쳐나갈 여정을 겪으셨던 분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산행을 시작하는 우리를 힘껏 손 내밀어 이끌어 주시는 분들… 그 분들께 느꼈던 감동과 감사, 그리고 존경의 마음을 나는 내 후배들에게 얼마나 되돌려 주고 있을까….
오늘은 열정과 패기로 현대해운의 앞길을 환하게 밝혀 줄 예비 현대해운인들에게 따뜻한 악수를 건네는 선배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