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르는 나눔
까만 얼굴에 여러개 뚫린 숨구멍이
언뜻 밉상처럼 보이지만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추워지면 당연하게 찾았던 것이
바로 연탄입니다.
더 따뜻하고 관리도 수월한 난방 방식들이 생기면서
우리에게 한동안 잊혀졌던 연탄은
난방이 필요한 비닐하우스나 특별한 조리를 위한 식당 등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소외되어 있는 곳곳에선 연탄이 여전히 따뜻함을 전해오고 있었는데요,
지난 주 마음이 따뜻한 이들과 함께
사랑나눔 연탄 봉사활동으로
따뜻함 보다 값진 마음의 온기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나눔 활동은 매번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뿌듯함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연탄 봉사활동은 남을 위해 땀흘리는 뿌듯함은 물론이고
협동과 배려심까지 키울 수 있었습니다.
연탄 한 장은 가볍지만 계속 나르다보면 솔직히 무겁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뻐근해지기도 하지만,
혼자가 아닌 모두가 본인이 맡은 자리에서
힘을 북돋아주며 함께하기에 자연스레 협동심이 생겼고
자칫하면 깨질 수 있는 연탄을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상대방이 연탄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새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시가 있죠?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시인 안도현]
남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는
하찮다면 하찮은 연탄에게 배운 하루.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누군가에게 실상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고
매년 매해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마음 속 온기를 더욱 따뜻하게 품어놓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