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눔
이미 여러 차례 월요다이어리에서 소개했던 바 있듯 아름다운가게 박원순 상임고문님과 저와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며칠 전 박 상임고문님을 만나 대담을 나누던 중 감사하게도 당신의 책에 저에 관한 내용을 적었다 하시기에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 현대해운 조명현 대표의 특별한 나눔
【해외이사 전문업체인 현대해운의 조명현 대표는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해운 회사라는 특성을 살려서 외국의 한국학교에 도서를 기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에 아르헨티나의 한국학교에 도서 3,800여권을 기증했고, 11월에도 카이로의 한국학교에 도서 2,600여권, 노트 1,000여권을 보냈다. 3차로 진행된 모스크바의 한국학교에는 도서 3,600여권과 노트, 스케치북, 학습용 CD, 색종이 등 학습용 기자재를 제공했다. “대리점 설립을 위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했고, 그때 우연히 그곳 한국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며 뭔가를 해야 한다고 결심했죠. 그때 도서관의 낡은 책들로 가득 찬 책장을 보면서 도서기증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조명현 대표가 해외 한국학교에 도서기증 운동을 결심하게 된 계기이다. 당시 조명현 대표가 갔던 학교는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학교였다. 그런데도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대부분 1970~1980년대에 발행된 낡은 것들이었다. 심지어 학생들이 읽기 어려운 세로쓰기 책도 많았고, 기업에서 보낸 책조차 1980년대에 기부된 책들이었다. 한국에 대한 소개 책자에도 88서울올림픽, 한강의 기적, 63빌딩 신화 등 너무 오래된 이야기만 쓰여 있었다. 조명현 대표가 그 자리에서 책을 기증하겠다고 했을 때도 “고국에서 폐기 처분할 책이면 쓰레기 처리 비용이 더 드니 보내지 말라.”는 냉담한 반응만 들었을 뿐이다. 그곳 담당자도 이미 생색내기용 기부에 신물이 나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운가게는 조명현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해외 한국 학교에 도서를 기증하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수혜자 중심의 기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즉, 학교측에서 요청한 책을 우선적으로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다. 도서 구입 비용은 현대해운의 자체 사회 공헌 기금과 아름다운 재단의 기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현대해운은 배송 등을 담당하고 있고, 아름다운가게는 요청 도서를 대형 서점과 출판사를 통해 구매하고 있다. “이따금 회사가 너무 큰 운동을 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듣습니다. 하지만 책을 받고 기뻐하는 어린아이들의 웃음이 떠오르면 그런 소리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이 운동을 하면서부터 나눔에 중독성이 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CEO들도 사회적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데 적극적이 되고 있다. 희망적이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도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기부나 실천, 진정 수혜자가 바라는 입장에서의 기부 등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 생색내기 기부, 언론 홍보용 기부, 세금 안내기용 기부 등도 여전히 많은 편이다.
그런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조명현 대표이사는 나눔을 실천하는 새로운 시대의 CEO상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조명현 대표이사 같은 CEO가 많아질 때 기업과 국민들 간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고, CEO들이 더욱 많은 국민의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오늘도 그분에게서 작은 것을 실천하는 것 보다 그것을 실천하게 하는 에너지와 열정을 배우게 됩니다. 모쪼록 감사드리며, 나눔의 삶은 진정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