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 REPORT
아침 7시, 한 무더기의 오토바이 떼가 흙먼지와 소음으로 아침이 왔음을 알리고 지나간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벌떼 이동 장면. 그것을 연상시키는 이 모습은 베트남의 아침 출근길의 모습니다. 이른 시간부터 바삐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의 출근길이 자연스레 매치 되었다.
그러고 보면 베트남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모두 벼농사를 골격으로 하는 수도작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부지런하고 자립심이 강하다. 그리고 전쟁을 경험했고 강국의 식민지로 지내본 경험 때문에 투쟁심과 저항정신 역시 상당하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도 강하게 받아 생활 습관 깊숙이 유교와 불교적인 요소가 침투해 있는 점 또한 같다.
이뿐만 아니다. 활활 타오르는 학구열 또한 우리와 흡사하다. 모르는 사람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가로 젓겠지만 많은 수의 베트남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신이 배우고 싶은 학문을 찾아 다시 대학에 들어간다고 한다.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교류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 무렵 베트남은 구소련과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자유화와 개방 및 개혁노선을 채택한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의 경제적 성장모델을 배우고, 사회적으로는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을 배우려고 하면서, 2000년 이후에는 영화,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열풍이 일어났다. 우스개 소리지만 진정한 한류는 베트남인들의 우상 호치민이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지니고 다닌 순간부터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베트남인들은 적개심보다 화합을 좋아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에 대해 복수보다는 상호이익을 위한 사업파트너로 받아들였다. 이 대목에서 베트남 민족주의의 유연함을 알 수 있다. 2006년, 2007년 해를 거듭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는데, 홍콩과 일본에 비해 2배 이상의 규모가 큰 투자를 했다. 이러한 지속적이고도 규모 있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재 베트남은 공공요금과 유류세 등 경제 모든 분야에서 물가가 35%이상 치솟아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개발할 비용이 없는 가난한 나라 베트남, 도로와 항구 등의 산업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발전이 더딘 나라 베트남. 하지만 부지런함과 배우고자 하는 열정, 그리고 내일을 위해 어제를 용서할 줄 아는 열린 사고를 하는 베트남은 내 머릿속에서 이미 강국 중에 하나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