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조건

바야흐로 따스한 볕에 마음이 녹은 청춘들이 하나 둘 결실을 맺는 계절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올해 이미 두 쌍의 커플이 탄생했으며 다음주에 또 한 쌍의 커플이 탄생합니다. 결혼식장을 찾다 보면 신랑 신부의 얼굴에 활짝 핀 미소 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는 숙고의 노고를 거듭해 마침내 언약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된 승자의 미소이며 그들만의 축제를 자축하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결혼에 대해 물으면 철학자가 아닌 누구라도 한마디씩 건내줄 말을 가지고 있듯 쉽고 즐거운 일 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제게 결혼에 대해 한마디 할 기회를 준다면 앙드레 지드의 이 말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사랑을 하는 자의 첫째 조건은 그 마음이 순결해야 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는 진실한 연애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마음과 뜻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신 앞에서도 부끄러움이 없고 동요함이 없어야 한다. 동시에 대담성이 있어야 한다. 장애물에 굴하지 않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이 갖추어 졌다면 그것은 참된 애정이고 진실한 연애이다." 연애도 그렇지만 결혼은 더한 용기와 대담성이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만들어온 자신을 과감히 버리고 상대방의 나쁜 습관까지 감싸 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면 누구나 막연한 두려움과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진실한 노력 끝에 두 사람의 영혼까지 하나가 된다면 둘이기에 넉넉히 이겨내게 됩니다. 또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칠흑 같은 어둠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 순간 말없이 손 내밀어 주는 것. 그리고 굳게 잡은 손을 통해 느껴지는 체온만으로도 가슴 뜨거운 용기를 얻는 것이 바로 결혼 입니다.
 
결혼의 이러한 선결조건들이 모든 청춘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바람과 아울러 최근 결혼한 사우 여러분들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그들의 가정에 지지 않는 미소 꽃이 영원토록 만개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