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天高馬肥), 등고자비(登高自卑)
이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높고 푸른 하늘에서 쏟아 내는 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과실들만큼 현대해운도 한 해의 결실을 거둘 준비를 하느라 한층 더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갖가지 프로젝트와 행사 속에서도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들의 내부 교육입니다. 그 중 하나로 지난 주 금요일에는 물류본부 직원들의 본사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물류부 직원들과 본사 직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각국 통관 정보 등을 업데이트하는 자리였습니다. 고객의 소리, 물류부의 의견, 본사의 전략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뜻 깊은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가 더욱 중요했던 이유는 “왜 지금 이 시점에 대대적인 내부 교육을 실시하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2007년 한 해의 마지막 레이스를 달리면서 총력을 다해야 하는 이 시기에 교육을 실시한 것에 조금 의아한 분들도 계셨을 것입니다. 이 지면을 빌어 굳이 교육의 중요성,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말씀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바쁠수록, 복잡할수록, 기초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꼭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일을 진행하다 보면 눈앞의 이익에 눈멀고, 바쁘다는 자기 최면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꾸 기본적인 룰, 기초적인 부분을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입니다. 저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한 기업의 대표로서, 이런 유혹에 빠지게 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쌓여진 이익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층을 더 쌓아 올릴수록 허약한 밑부분은 더 견디기가 힘들어지는 격입니다. 당연히 사상누각에 미래와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현대해운이 철옹성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회사가 발전하는 시기일수록 더욱 기초를 소홀히 하지 않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종종 함께 퍼즐을 맞추는 게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눈 앞에 한 조각을 더 빨리 맞추기 위해 전체적인 윤곽과 기본 골격을 무시한다면 결국 더 큰 자기혼란에 빠지게 되곤 했습니다.
여러분의 오늘 한 조각, 어떻게 맞추시겠습니까? 어려운 퍼즐일수록 기초부터 챙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