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os
국내 증시가 연일 널뛰기입니다.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롤러코스터 장세'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급락과 급등이 정신 없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뭐라 단언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지경입니다. 그런데 국내 증시를 이렇게 뒤흔들고 있는 주범(?)은 국내 문제가 아닌 먼 미국의 문제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높은 금리로 주택 담보 대출을 해 주었던 것(서브프라임모기지)이 미국 주책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 들자 금리는 또 높아지고 결국 서민들이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연체율이 높아지고, 이 상품에 투자했던 세계 금융기관들의 손실을 우려해 자금을 회수해 유동성이 떨어지고 여기에 잠재되어 있던 일본의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문제까지 겹치면서 미국발 주택시장 부실대출 문제가 전 세계 경제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북대서양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태평양 상에서는 태풍이 일어난다는 카오스이론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제가 작년에 미국 출장을 갔을 때에도 현지에서 100% 대출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주택을 구입해 놓으라는 제안을 받고는 아무리 미국 경제가 유동성 흐름이 좋다고 자신하지만 뭔가 위험하다고 느꼈었는데, 그 문제가 이렇게 국내 경제에까지 금방 깊숙하게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세계 경제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 되어 돌아가는지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제가 해외 물류업계에 오랫동안 있어 왔지만, 외국으로 드나드는 물건과 사람의 양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제 섣불리 시장규모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무한경쟁, 무한경제의 글로벌화가 어느덧 우리 일상에도 너무나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항상 신입사원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을 때마다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현대해운에 입사한 것이 아니라 세계 물류 서비스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여러분의 경쟁상대는 옆의 동료도 아니고, 국내의 경쟁사도 아닙니다. 세계 무대에서 뛰고 있는 수많은 경제인구가 모두 여러분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경쟁상대입니다. 시야를 세계 시장으로 조금만 넓히면 해야 할 일도, 또 하고 싶은 일도 더욱 많아집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그저 카오스(혼돈,암흑)의 상태로 바라만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그 흐름을 만들어가는 주역이 되시겠습니까. 이제 좋든 싫든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